I'll be flying V2. - 남녀사이에 친구란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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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친구'에 해당되는 글 1건
[FlyHi, 2006/09/21 13:06, Daily.Log]

아주 오래전 부터, 다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과 여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남녀사이에 친구란 존재할 수 없다'라는 것이 중론이다. 단 몇 가지 (자기 판단에 의한) 예를 들어서, 혹은 경험에서 우러나와 '남녀사이의 우정이 성립할 수 없다'는 일반화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 우습지 않나?

블로그를 서핑하다 스스로 논객이라 칭하시는 블로거 김기범님의 '남녀사이에 친구 따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필독!)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는데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이성친구와의 우정이 진실된 것일까 하는 거다. 내가  사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상했던 건, 또래의 이성친구와 동성친구 못지않은 우정을 가슴에 품고 사람으로 충분히 폄하당했다는 불쾌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이성친구와의 우정은 어떤 의심에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우정'이라고 자신한다. 즉 남녀사이에 친구란 '분명' 존재한다는 거다. 누군가의 논리라면 사실 술마실때만 친구하는 동성친구, 여자친구 생겼다고 1년에 한두번 볼까한 동성친구라면 난 사양하겠다. 술자리에 '씨발씨발' 거리며 거침없는 험담을 서스럼 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동성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볼 수는 없다.

정말 친구라함은 주변상황이 어떻든 당신과 내가 언제든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이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는 '친구'라고 이름지어진 수많은 관계라 형성되어 있지 않은가? 그게 남자든 여자든 말이다. 단지 이성친구를 썰렁한 술자리를 메우기 위해, 칙칙한 남자들만 놀기 부담스러워 불러내는 수단이라고 본다면, 그런 발칙한 발상을 할 수 있는 (혹은 과거의 경험인지 모르겠지만) 뇌구조를 다시한번 의심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친구 L과 나는 20살 때 만났다. 대학교 1학년 때. 그 친구와는 정말 이를 갈도록 싸우고 정말 한대 때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던 때가 있었다ㅡ.,ㅡ (그 당사자도 마찬가지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20대 후반,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로의 직장, 취업을 걱정하며 서로를 도닥인다. 내가 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친절히 조언하며, 내가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대해 쓴 충고를 마다하지 않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힘들 때 "그런 것 잊어! 괜한 마음 고생하지말고!" 의지를 심어주고, 내가 힘들 때 "너라면 잘 할 수 있어"라고 위로를 아끼지 않는 친구다. 술자리를 하게 되더라도 그 친구와 술을 마시기 위해 만나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자리에 심심풀이로 불러내는 그런 관계가 아니란거다. 남자에게는 과거에 잔 여자, 그리고 앞으로 잘 여자 밖에 없다는 생각없는 소리는 애초에 애초에 입에 담지 말았어야 했다.

가끔 친구 L과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10년 뒤에, 혹은 20년 뒤에 이렇게 친구먹고 있을까?" 대답은 YES다. 내 질문에 그 친구도 대답은 YES. 그 친구는 자기한테 잘해주지 말란다. 여자친구가 질투한다고, 그게 여자의 심리라고. '정말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으니까' 잘해주지 말란다. "너한테 잘해주는거 하나도 없다"고 대답하고, 그 대답에 "고맙다"고 하는 사이. 이게 친구 아닌가?

'진지하게 미래에 대해서 고민을 같이 해줘야 그게 친구야. 그런데 그게 남녀사이에선 안된다는 사실' 이라고 사실화 시켜버린 논객님은 세상에 널리고 널린 사실들 중 하나에 답이라고 붙여버리는 성급한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를 언능 정리해 버리시길.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와 (그 경험 속에 얼마나 많은 상처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주관대로 글을 풀어나가는 것, 물론 자유다. 하지만 우연히 지나가다 글을 보게된 행자가 다소 격한 마음에 포스팅을 하게 되었으니 혹시나 그 글을 쓰신 논객님이 보시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당부한다.

FlyHi_

추가.

물론 결론이 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스로의 경험에서 비추었으니까. 누구라도 존재한다, 혹은 존재하지 않은다에 이야기할 수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통념상 존재하지 않는다에 무게가 실린다 하더라도 그를 일반화시켜 여자나 불러내는 남자, 남자가 필요로 할 때 수단으로 분류되는 이성친구에 대한 개념자체가 문제된다는 이야기다.

덧글 중 Memory님이 말씀하신 '친구로 존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지만..두 사람 모두 결혼이라는 세속적인 틀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는 친구로 남기가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도 드네요'라는 의견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험을 했을 터니까. 서로의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이성친구를 만날 때 각자의 배우자가 고운시선으로 바라보겠냐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나 조차도 어찌될지 모르지만..

내 부모님의 예를 들면 부모님 두 분다 동창회를 자주가신다. 50세를 훌쩍 넘기신 나이이시지만 동창들을 만날 때, 남자건 여자건 당신의 눈엔 10대의 어린시절 그때, '어린시절'을 함께 공유했던 친구로 관계를 맺고 계시다. 두 분 서로 서로의 친구들을 만나매 관여하지 않으시고 그런 관계를 맺고 살아감을 존중하고 계시다. 내가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순수하게 친구를 '친구'로 받아드린다면 내 경험으로 비추어, 당신의 경험으로 비출 때 이성친구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나는 앞으로 내가 만나고 있는 이성친구들(비단 L뿐만 아니라)과도 세속에 물들지 않는 순수한 우정을 다듬어 나갈거다. 이 글이 가끔 '어떻게 이성과 친구를 할 수 있나'라고 의아한 질문을 받는 이성친구를 가진 많은 분들에게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인 포스팅 수정을 재고해 주신 논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살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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